숲 속에는 아기 여우 루니가 살고 있었어요.
루니는 아직 달리기를 잘 못했어요.
형과 누나 여우들은
바람처럼 휙휙 달려가는데,
루니는 자꾸만 풀에 걸려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쿵 찧었죠.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
루니는 나무 아래에 앉아
속상한 얼굴로 울먹였어요.
그때,
느릿느릿 거북이 할아버지가 다가와 물었어요.
“왜 그렇게 고개를 떨구고 있니, 루니?”
루니는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어요.
“다들 너무 빨라요…
나는 느리고, 자꾸 뒤처져요.”
거북이 할아버지는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루니야,
빨라야만 먼저 도착하는 건 아니란다.
너는 네 속도로 걸으면서
다른 아이들이 못 보는 것들을
더 많이 보고 있는 거야.”
그날, 루니는 혼자 숲길을 걸었어요.
처음 보는 파란 버섯,
햇살이 반짝이는 이슬방울,
그리고 새끼 다람쥐가 숨긴 도토리까지—
하나하나 눈에 담았죠.
루니는 조용히 속삭였어요.
“나는… 내가 걷는 길이 좋아.”
그 후로 루니는
여전히 빠르진 않았지만
늘 가장 먼저 예쁜 것을 발견하는
여우가 되었답니다.
'동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작동화]토토와 달빛 강 (1) | 2025.08.18 |
---|---|
[창작동화]미미와 얼룩이의 색깔 대소동 (3) | 2025.08.16 |
[창작동화]북극곰 누누의 작은 용기 (4) | 2025.08.14 |
[창작동화]엄마별과 아기별 (0) | 2025.08.13 |
[창작동화]달님과 구름아기 (3) | 2025.08.12 |